150년 전통의 이름, 장인의 혼으로 이어갑니다.

와이프와 여수 어느 바닷가에서
일주일 동안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어느 순간 머리가 꽉 차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사주를 살피고, 이름을 연구하고, 글을 쓰고,
고객의 이름을 고민하다 보면
몸은 한곳에 있어도 생각은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입니다.
그래서 저는 주말이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밖으로 나갑니다.
거창한 여행을 계획하는 것은 아닙니다.
차를 타고 가까운 곳으로 드라이브를 떠나기도 하고,
바다가 보고 싶으면 바다를 찾아가고,
산과 들이 좋으면 그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때로는 마음 내키는 곳에서 하루쯤 쉬었다 오기도 합니다.
이런 시간을 보내면서 특별히 무엇을 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바람을 맞고,
물결을 바라보고,
천천히 걷고,
맛있는 음식 한 끼 먹고 돌아옵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며칠 동안 복잡했던 생각들이 조금씩 정리됩니다.
신기하게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오히려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줍니다.
작명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동안 풀리지 않던 사주의 한 대목이 문득 이해되기도 합니다.
이름을 짓는 일은 단순히 좋은 한자를 찾아 조합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사주를 살피고,
부모가 아이에게 바라는 마음을 듣고,
그 아이가 앞으로 살아갈 모습을 생각하면서
하나의 이름을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그러려면 작명하는 사람에게도
마음의 여유가 필요합니다.
늘 책상 앞에 앉아 있기만 한다고
좋은 생각이 계속 나오는 것은 아니니까요.
때로는 책을 덮고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바람을 맞고 돌아와 다시 책을 펼쳤을 때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도 합니다.
평일에는 일과 공부에 집중하고,
주말에는 잠시 일상에서 벗어납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가까운 바다 한 번,
좋은 길 한 번,
차창을 열고 맞는 바람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다시 월요일이 되면
조금 가벼워진 마음으로 책상 앞에 앉습니다.
사람의 이름을 짓는 사람도
가끔은 자신의 마음을 쉬게 해야 하니까요.
이번 주말에도 특별한 일이 없다면
어디론가 차를 몰고 떠나볼 생각입니다.
목적지가 꼭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잠시 바람을 쐬고 돌아오는 것.
그것만으로도 다시 한 주를 살아갈 힘이 생기니까요.
— 목계 이름작업공간